새벽에 막내가 아프다고 울어서 응급실에 다녀왔다.
다행히?도 중이염 때문에 그랬단다. 약을 처방 받고, 돌아와 재우니, 잘 잔다.
덕분에 새벽까지 아내와 난 불침번을 섰다.
오전에 SUP맨님의 반포 번개에 나가기 위해 서둘렀지만, 또 지각을 했다.
초심을 잃은 것인지, 열정이 식은 것인지, 예전처럼 카약 타는 날 새벽에 눈이 잘 떠지지 않는다.. ;
내 스피드라이너는 아직 병원에서 건강을 되 찾고 있기에 어제 저녁에 미리 오랜만에 에어퓨전에 바람을 넣어 두고, 출항준비를 마친 터라, 도착하면 바로 출발 하면 된다.
늦게 도착했지만, 아직 부지런하신 SUP맨님, 새갈마노님과 오랜만에 뵙는 마도로스님께서는 아직 출발을 안하고 계셨다.
뒤따라 갈 터이니, 먼저 출발 하시라고 했다.
오늘은 잠실까지 가신다면서 어찌 할거냐 물으시기에 아내와 오전만 타고 가기로 했던터라, 먼저들 가시라고 했다.
잠시뒤에 도착하신 운봉님도 채비를 마치시고, 우리를 기다리시다 먼저 출발 하신다.
우리가 너무 늦장을 피워 추우셨을거 같다.
그렇게 지각생 동지인 포세이돈님과 함께 투어를 시작했다.
카약을 시작한지는 1년이 좀 넘었지만, 아직 한남대교 이상을 가 본적이 없다.
이상하게도 그 이상의 투어에는 꼭 내가 시간이 안되는 등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잠실까지 가고팠다. 출발한지 약 1시간 될 때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은 저녁먹기전까지 돌아 오라는 분부이시다!!!
잘 되었다. 이왕 나온거 끝까지 가보자~~~!!!
오랜만에 타 보는 에어퓨전은 언제나 그랬듯 오늘도 이 몸뚱이를 싣고 잘 달려준다.^^
오른쪽에서 햇빛이 비추니, 카약의 왼쪽은 튀어 오른 물이 얼어 붙는다.
심지어 이번에 장만한 헬맷 왼쪽엔 고드름이 생긴다.. ;;;;
▼ 포세이돈님 모자에도 얼음이 얼어붙어 있다.
▼ 신상 헬맷에 매달린 3줄기 고드름
아쉽게도 이 두 사진을 찍은 뒤로는 패들링에 빠져서 사진찍는걸 잊고, 돌아올땐 배터리가 다 되어서 못 찍었다.. ㅜㅜ
한동안을 달리다가 다리위에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을 보며, 포세이돈님이 한마디 하신다.
"와~! 오늘 많이 추운데, 참! 고생하신다."
아마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우리를 보면 미쳤다고 하겠다며, 다시 패들링을 한다.
솔직히 처음에는 잠실을 찍고 돌아 오시면 중간에 만나서 다시 되 돌아오려고 했었다.
그런데, 잠실에 다 다랐는데도 카약이 한척도 보이지 않는다.
전화를 해 보니, 잠실대교 앞에 있는 편의점에 계신다고 한다.
서둘러 잠실대교 앞 랜딩장소에 도착했다.
운봉님은 도착하신지 얼마 안되신건지, 카약 시트에서 아직도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고 있다.
편의점에 도착하니, 등 근육에 담이 와서 복귀를 포기 하신 마도로스님을 위해, SUP맨님과 새갈마노님, 운봉님은 서둘러 되돌아 가셨다.
지갑을 못 가져온 지각생들을 위해 마도로스님께서 편의점 점심을 사주셨다.
허기졌던 탓인지 완전 맛있었다.
그렇게 허기를 달래고 잠시 마도로스님과 있다가 우리도 복귀를 서둘렀다.
올 때 보니, 되돌아갈 때는 맞바람에 고생할 듯 싶어서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
예상대로 돌아오는 길에 에어퓨전은 바람에 취약한데, 맞바람을 뚫고 오느라 고생을 좀 했다. ㅋㅋㅋ
잠시 쉬려 해도 바람에 정신없이 카약이 뒤로 밀리기에 쉬는것을 포기하고 달렸다.
정말 오랜만에 패들링을 열심히 했다. 감회가 새로웠다^^
동호대교를 지나고 있는데, SUP맨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반포에 도착했는데 바람이 너무 강하니, 얼마 안왔으면 잠실로 돌아 가 있으라 신다.. ;;;;
어딘지 몰라도 많이 왔다고 전하고 서둘러 출발했다. 전화를 받는 사이에도 이미 카약은 바람에 정신없이 뒤로 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쯤 전화기 배터리가 다 되어 GPS도 종료했다. 혹시모를 비상 상황을 대비해서 최소한의 배터리는 남겨둬야 하기에...
포세이돈님은 이제 쉬어 가자고 하실만 한데,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리신다.
나중에 알고보니, 맞바람에 너무 추워서 쉬는것을 포기 하셨단다... 그러니... 이제 원피스 드라이슈트를 입으세요~^^
그렇게 우리는 쉬지 않고 달려서 반포에 무사히 도착했다.
처음으로 잠실에도 카약을 타고 가 보고, 에어퓨전을 타고 장거리도 달려보니, 그동안 게을러진 패들링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다. ^^;;
▼ 동호대교에서 짤린 카약킹 로그